프로그램 소개
TVN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리즈는 각 분야의 박사님들이 나와 전공이 아닌 주제에 관해 전공과 상관없는 잡다한 지식으로 수다를 떠는 것으로 유익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잡은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알쓸신잡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인 알쓸범잡 (알아두면 쓸데 있는 범죄 잡학사전)과 알쓸별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지구별 잡학사전) 이 더 볼거리가 풍부해 선호하는데, 최근에 알쓸별잡 두 번째, 지중해편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탈리아를 너무 좋아해서 혼자 이탈리아 배낭여행만 50일이나 했던 그 시절 여행자로서, 오프닝만으로 이미 본방사수를 다짐하고 말았습니다.
오늘 여행지 리뷰할 곳은 <알쓸별잡:지중해> 2화에서 크루즈를 타고 내린 첫 번째 장소 시칠리아의 산꼭대기 도시, 타오르미나(Taormina)입니다.
시칠리아 역사 (History of Sicily)
시칠리아는 북아프리카와 유럽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여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으며 아주 오래전부터 침략과 점령을 당했던 곳이라고 합니다.
시칠리아의 점령 역사를 보면 10번이 넘는 침략 끝에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이탈리아로 귀속되었습니다.
- 기원전 8세기 : 그리스, 카르타고
- 기원전 3세기 : 로마
- 5-6세기 : 반달족, 동고트족, 동로마
- 10세기 : 사라센(이슬람 세력)
- 11세기 : 노르만족
- 12세기 : 신성 로마 제국
- 13세기 : 프랑스, 아라곤
- 18세기 : 사보이아, 합스부르크, 부르봉
- 19세기 : 이탈리아
타오르미나 (Taormina)
그중에서도 시칠리아 섬 동쪽 해안, 메시나 현에 위치한 타오르미나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풍부한 역사 유적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이오니아 해의 진주"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선과 에트나 산의 웅장한 풍경이 어우러져 예로부터 많은 여행객과 예술가들에게 사랑받는 곳입니다.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이후 타오르미나는 유럽 귀족들의 그랜드 투어(Grand Tour) 코스에 포함되면서 국제적인 휴양지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문화유산은 많은 예술가, 작가, 유명인들을 매료시켰습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 영국의 작가 D.H. 로렌스 등도 타오르미나를 방문하여 작품에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타오르미나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인기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그림 같은 해안선, 역사적인 건축물, 활기 넘치는 거리, 맛있는 시칠리아 음식 등 다양한 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솔라 벨라(Isola Bella)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상점과 레스토랑, 그리고 웅장한 에트나 산과 푸른 이오니아 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전망은 타오르미나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타오르미나는 언덕이라고 표현하기보단 산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다 싶은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카타니아 또는 메시나에서 버스, 기차, 택시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방문이 가능합니다.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으나 방문해 본 경험으로 굽이굽이 굽어진 산복도로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추천합니다.
마을 자체는 하루면 돌아볼 수 있게 아기자기하지만, 유럽인들의 휴양지답게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수영장이 있는 고급 호텔, 빌라, B&B 등이 많으므로 숙박을 예약하고 머무는 것도 좋습니다.
타오르미나의 주요 관광 명소로는 고대 그리스-로마 극장 (Teatro Greco-Romano, 타오르미나의 상징과 같은 곳으로, 뛰어난 건축미와 환상적인 전망을 자랑합니다.), 코르소 움베르토 (Corso Umberto, 타오르미나의 중심 거리로, 다양한 상점, 카페, 레스토랑,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즐비합니다.), 4월 9일 광장 (Piazza IX Aprile, 아름다운 해안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활기 넘치는 광장입니다.) 두오모 광장 (Piazza Duomo, 13세기 대성당과 바로크 양식의 분수가 있는 역사적인 광장입니다.) 이솔라 벨라 (Isola Bella, 아름다운 자연보호 구역으로, 썰물 때 걸어서 건너갈 수 있는 작은 섬입니다.), 빌라 코뮤날레 (Villa Comunale, 19세기 영국 귀족 부인이 조성한 아름다운 정원으로, 다양한 식물과 특이한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나우마키아 (Naumachie, 고대 로마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벽 유적입니다.) 등이 있습니다.
위의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타오르미나는 골목마다 아기자기함이 묻어 있어 걷기 좋은 도시입니다. 특히 고지대에 있어 마을 공원마다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서 이탈리아의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에트나 화산 (Etna)
타오르미나 여행 시 가장 매력적인 투어로는 에트나 화산 투어가 있습니다.
에트나 화산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선 (약 3,350m) 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입니다. 끊임없이 활동하며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주변 지역에 비옥한 토양을 제공합니다. 그리스 신화 속 괴물 티폰이 갇힌 곳으로도 알려진 아주 역사가 깊은 화산입니다.
- 에트나 화산은 투어를 통해 방문할 수 있습니다.
기본 투어: 차량 또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해발 2,000~3,000m 지점까지 이동 후 주변을 트레킹 하는 코스입니다. 분화구, 용암류, 화산재 등 화산 지형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 정상 투어: 전문 가이드와 함께 더 높은 고도까지 등반하여 실제 분화구 주변을 탐험하는 코스입니다. 안전 장비 착용이 필수이며, 화산 활동 상황에 따라 접근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와이너리 투어 결합: 에트나 화산 주변의 독특한 토양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든 와이너리를 방문하여 시음과 함께 지역 특색 음식을 즐기는 투어입니다.
- 야간 투어: 밤에 진행되는 투어로, 붉게 타오르는 용암이나 별빛 아래의 화산 풍경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 개인 맞춤 투어: 여행자의 일정과 관심사에 맞춰 코스, 이동 수단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투어입니다.
이번 <알쓸별잡:지중해> 편에서는 헬기를 타고 에트나 화산의 분화구를 살펴보는 투어를 계획했으나 기상 상황으로 아쉽게 투어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활화산인 만큼 기상상황에 따라 투어가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어 예약 시에는 화산 활동 상황, 준비물, 포함 사항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참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일치기로 다녀와서 에트나 화산은 멀리서만 바라봤습니다만, 다시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에트나 화산 투어는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시칠리아 방문 계획이 있으시다면 타오르미나 방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